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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연구소

어린 새끼고양이(길고양이) 생존률은 얼마나 될까?

by 변방의집사 2025.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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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길고양이

어린 새끼고양이(길고양이) 생존률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고양이를 보면 중성화수술부터 시켜야 된다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인터넷에 올라온 많은 매체의 글을 보면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해서라도 중성화수술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나같이 말을 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길고양이의 발정기 때 내는 울음소리가 듣기 싫어서라도 중성화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고, 길고양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중성화수술을 시켜야 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길고양이 건강을 위해서 중성화 수술을 해야한다면 나름 공감은 갑니다.

아파트 구석에 설치한 길고양이 식당

 

3년 동안 길고양이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개인적인 입장을 말하자면, 저는 중성화수술을 권장하지 않는 입장입니다. 인터넷 매체의 글이나 기사를 보면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수술이 꼭 필요하다고 하는데, 개체수를 줄이고 늘리고는 정확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이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길고양이들이 전국에 얼마나 분포되어 있고 개체수가 얼마나 되는지 그에 따른 정확한 통계도 없고, 인터넷에 떠도는 통계는 현실과 큰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대충아는것과 자세히 아는것은 다릅니다!

제가 왜 길고양이 중성화수술을 권장하지 않는지 실제 사례로 본 경험을 통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다친 길고양이와 처음 만난날 모습

 

저는 3년 전,

지방의 한적한 소도시의 아파트로 이사를 온날, 그곳에서 우연히 다리를 다쳐 잘 걷지 못하는 길고양이와 인연이 되어 밥을 매일 챙겨주기 시작했습니다. (위의 사진이 제가 다친 고양이를 처음 본 당시의 모습입니다.)

 

다친 길고양이에게 매일 밥을 챙겨주다 보니, 이곳 아파트단지에 터를 잡고 사는 다른 길고양이들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길고양이들의 생태계를 가까이서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는곳의 환경은 300여 세대가 모여 살고 있는 소규모 아파트이며, 이곳 아파트는 위치가 특이하게  산과 산 사이에 있었고 마을과는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도로는 한산한 아파트 출입 도로뿐이라 길고양이들이 이곳에서 생활하기엔 상당히 안전하고 좋은 환경입니다.

 

내가 이곳 고양이들을 처음 봤을때가 8월 여름이었는데, 이곳에는 6마리의 고만고만한 길고양이들이 아파트 주변에 터를 잡고 살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해 봄쯤 같이 태어나고 자라서 인지 아직 어린 티가 남아있었고 서로 몰려다니며 친하게 잘 지내는거 보니 모두 형제 같았습니다.

 

나중에 새끼를 낳은 후에 알았지만, 5마리 중 1마리만 수컷이고 4마리는 모두 암컷이었습니다. 그 외에 6마리의 엄마고양이와 아빠고양이로 보이는 2마리의 고양이도 가끔씩 나타났습니다.

 

다음해 봄, 5마리 중 4마리의 암컷이 거의 동시에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 때 엄마고양이로 보이는 그 고양이도 새끼를 낳아 총 5마리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다친 고양이도 암컷인데 다친고양이는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한 후 나와함께 집에서 살았습니다.

 

각자 뿔뿔이 흩어져 새끼를 낳았기 때문에 어디에서 몇 마리를 낳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5마리의 암고양이들은 새끼들을 어느 정도 키운 2달후, 항상 밥을 먹던 고양이식당으로 새끼고양이들을 데려왔습니다.

사진 맨 왼쪽 강건이가 다친고양이(암컷)이고 온순이가 숫컷이고 맨 오른쪽 삼색이가 이들 6고양이의 엄마 입니다.

 

위의 고양이사진은 제가 돌보던 고양이들 입니다. 성별을 모를때 성향과 특징을 보고 이름을 지어줘서 수컷이름이 여자같고, 암컷이름이 남자같기도 합니다.

 

사진중에 강건이와 온순이를 제외한 나머지 고양이들이 모두 새끼를 낳았습니다. 맨 오른쪽 '삼색'이가 여기 고양이들의 엄마고양이 입니다. 삼색이 외에 4마리 암고양이는 모두 처음으로 새끼를 낳았습니다.

 

과연 5마리의 암고양이들은 몇마리의 새끼를 낳았을까요?

 

새끼를 낳은 고양이는
왕초, 타투, 팬더, 꽃분이, 삼색이 이렇게 5마리입니다.

그리고 새끼를 낳은 후 엄마고양이들은 젖을 뗄 무렵에 매일 밥을 먹는 고양이식당으로 새끼를 데려왔습니다.

 

● 왕초 : 어디서 몇마리를 낳았는지는 모릅니다. 
젖을 뗀 후 데려 온 새끼고양이는 '1마리' 뿐이였습니다.

 

● 타투 : 새끼고양이가 눈을 겨우 뜬 상태로 고양이집 앞에 물어다 놓은 새끼고양이는 '4마리'입니다. 그런데 새끼고양이를 낳은 은신처에서 독사의 공격을 받았는지 새끼고양이들의 상태가 피를 흘리며 처참했고 2마리는 당시 겨후 숨만 쉬고 있다가 그날 병원에 데려갔지만 죽었고 1마리도 다음날 죽었습니다. 그래서 1마리만 겨후 살았습니다. 

 

● 꽃분이 : 젖을 뗄 무렵쯤 데려 온 새끼고양이는 '4마리'입니다.

 

● 팬더 : 당시에 비가 거의 3일 동안 계속 내리던 때, 고양이집 바로 앞 운행하지 않는 자동차 밑에서 새끼 '2마리'를 낳았습니다.

 

● 삼색이 : 삼색이도 몇 마리를 낳았는지 모릅니다. 젖을 뗄 무렵 고양이집으로 데려 온 새끼고양이는 '1마리' 뿐이었습니다.

 

눈으로 확인된 5마리의 고양이가 낳은 새끼고양이는 '총 12마리'입니다. 그럼 새끼고양이를 데려온 날 기준으로  3개월 후 새끼고양이들의 생존률은 얼마나 될까요?

쓰래기 더미속에서 살고 있는 새끼고양이들

새끼고양이 생존률

● 왕초애기: 1마리를 데려온 왕초의 새끼는 3개월 후 실종


● 타투애기

4마리 중에 데려온 날 2마리는 병원에서 죽고, 1마리는 다음날 죽고, 남은 1마리는 엄마고양이가 데려갔지만 15일 후 실종

 

● 꽃분이애기

4마리를 데려왔는데 2주 후 2마리 실종, 1마리는 2개월 후 실종, 1마리는 다리를 다쳐서 내가 집으로 데려왔고 현재까지 나와 살고 있슴

 

● 팬더애기

2마리 중 1개월 후 1마리 실종, 2개월 후 남은 1마리도 실종

 

● 삼색이 애기

1마리 데려왔는데 현재까지 무사히 잘 지내고 있음 (유일하게 야생에서 생존)

 

암고양이 5마리가 낳은 12마리의 새끼고양이중에 현재까지 생존한 새끼고양이는 딱 2마리 뿐입니다. 새끼고양이 1마리는 야생에서 스스로 살아남았고, 다른 새끼고양이 1마리는 다리가 골절되어 지금 나랑 함께 살고 있습니다.

다리 골절로 내가 집으로 모셔 온 고양이 야생시절 모습

 

만약에 지금 나랑살고 있는 고양이도 그때 내가 거두지 않았다면 다리골절로 아마 생존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어떤 통계자료에서 길고양이의 생존율이 10% 미만이라고 한걸 본 적 있는데, 결과적으로 10% 미만인 게 거의 정확히 맞는 거 같습니다. 12마리의 새끼고양이중에 딱 두 마리만 살아남았으니깐요. 이곳은 길고양이들이 지내기에 상당히 안전하고 매일 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는 좋은 환경인데도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중성화수술은 반드시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지역마다 길고양이의 개체수를 면밀히 파악하여 포화상태인곳은 당연히 중성화수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동네에 길고양이가 몇 마리 있지도 않은데 중성화수술 얘기부터 하는 건 잘못된 견해라고 생각합니다. 길고양이의 수명은 중성화수술을 하고 안하고를 떠나 훨씬 짧습니다.

각자 엄마들이 다르지만 함께 고양이식당에서 공동생활중인 새끼고양이들

 

만약에 우리 주변에 길고양이들이 점점 사라진다면 과연 어떤일들이 벌어질지 혹시 상상을 해본적이 있나요? 길고양이가 우리주변에서 사라진다면, 온갖 유해동물들의 천국이 되어갈 것입니다.

 

뉴욕의 쥐떼사건만 봐도 이를 예상 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최상위 포식자로 우리의 주변에 항상 존재하기에 민가에서 쥐나 뱀들을 쉽게 볼 수 없는것입니다.

 

고양이는 인간에게 이로운 동물이지 유해동물이 전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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