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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연구소

[냥줍] 길고양이를 키울때 꼭 알아야 할 주의사항들

by 변방의집사 2025.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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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줍] 길고양이를 키울 때 꼭 알아야 할 주의사항

냥줍을 했거나 어떤 특별한 경로와 이유로 인해 길고양이를 키우게 될 경우, 꼭 알아야 할 사항들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저 역시 4개월된 길고양이를 데려와 키우게 되었고 지금까지 함께 잘 살고 있습니다.

다리를 다쳤을 당시 4개월쯤 된 모습

 

제가 4개월쯤 된 길고양이를 데려오게 된 이유는, 뭘 하다가 다쳣는지 몰라도 밥주러 가보니 뒷다리 골절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위에 사진 속 고양이가 제가 데려온 길고양이 입니다.

 

길고양이에게 급식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길고양이들을 지켜봐왔기 때문에 길고양이에 대한 지식은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길고양이를 집으로 데려올때는 길고양이가 집고양이와는 성향이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제경험을 바탕으로 길고양이를 집에 데려와 키울때, 꼭 알아야 될 중요한 사항들을 알려드리겠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것입니다.

병원에 다녀온 후 약먹고 주무시는 첫날 모습

 

참고로 제가 데려온 고양이는 다리 골절로 데려 온 특이한 케이스라 수술을 기다려야 하는 과정등이 있었고 중성화 수술은 다리가 완쾌된 후 나중에 했습니다. 

 

1. 건강 상태 확인

길고양이를 입양할때,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것입니다. 길에서 생활하던 고양이들은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 허피스 바이러스: 특히 어린 고양이들은 허피스 바이러스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 심장사상충: 밖에서 생활하여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당연히 맞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기생충: 내부 및 외부 기생충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따라서 길고양이를 데려오기 전에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종합적인 건강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이는 고양이의 건강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집에 있는 다른 반려동물이나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2. 이름 지어주기

고양이를 데려왔으면 이제 이름을 지어줘야 합니다. 이름을 지어줄 때, 예를 들어 '구름이' '보름이' 같은 발음이 두리뭉실한 이름 보단, 발음이 명확한 이름을 지어주실 것을 추천합니다.

 

제 고양이의 이름은 '꽃돌'(수컷)인데, 꽃돌이라는 이름은 제가 밖에서 돌보던 길고양이 '꽃분'이의 아들이라 엄마 이름을 따서 길고양이 때부터 '꽃돌'이라고 이름지어 불렀습니다.

 

이름을 지어줬으면, 고양이가 자신의 이름을 인식할 수 있도록 다정하게 자주 불러주세요. 고양이는 영리해서 자신의 이름을 자주 불러주면 금방 인식하고 부르면 옵니다. 

우리 꽃돌군 중성화수술한 날

3. 중성화 수술

길고양이를 키우기로 결정했다면, 새끼를 받을것이 아니라면 중성화 수술은 필수적입니다. 중성화 수술은 여러 가지 이점이 있습니다.

 

1. 생식계 관련 질환 예방
2. 불필요한 번식으로 인한 새끼 고양이의 희생 방지
3. 발정기때 내는 특유의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중성화 수술 후 3년 넘게 같이 살면서 꽃돌이가 특별히 아파 본 적이 없는 거 보니, 확실히 중성화 수술하면 건강에도 좋은 거 같습니다. 중성화 수술은 수의사와 상담 후 적절한 시기에 진행해야 합니다.

 

참고로 중성화수술을 한 그날은 마취가 덜 깨고 고양이의 컨디션 상태가 엉망이라 자면서 오줌을 그냥 지릴 수 있습니다. 우리 꽃돌이는 그날 자면서 오줌을 지렸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씌워 준 꼬깔은 일주일정도 끼고 있어야 됩니다.

중성화 수술 후 일주일간의 꼬깔 생활

4. 예방접종 및 구충

길고양이도 일반 반려묘와 마찬가지로 예방접종이 필요합니다. 다만, 길고양이의 경우 일반적인 3차 예방접종 스케줄을 따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중성화 수술 시 1회 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 효과가 있습니다.
- 구충제는 정기적으로 복용시키거나 피부(고양이 혀가 닿지 않는 목 뒤)에 발라주어야 합니다.

 

예방접종과 구충 계획은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내가 준비했던 초기 고양이용품

 

5. 경제적 능력 확인

길고양이를 키우는 데는 초기에 상당한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이 비용에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포함됩니다.

 

- 밥그릇 및 물그릇

- 사료 및 간식(츄르. 캔)
- 화장실 및 모래

- 위생용품(고양이샴푸, 고양이빝, 발톱깎이, 물티슈 등)
- 장난감 및 스크레치 외 기타 필요물품

- 최소 1년에 한번 정기검진 및 예방접종 비용

 

따라서 길고양이를 입양하기 전에 이러한 지속적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 꽃돌군이 세상편하게 주무시는 모습

6. 주거 환경 준비

길고양이가 실내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준비해야 합니다.

 

- 안전하고 편안한 휴식 공간
- 화장실 (깨끗한 모래박스)
- 스크래치 포스트
- 높은 곳에서 주변을 관찰할 수 있는 공간 (캣타워 등)
- 신선한 물과 사료를 담을 그릇

 

아주 작은 새끼고양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어느 정도 큰 길고양이는 야외 생활에 익숙하기 때문에, 고양이 성격에 따라 실내생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적응을 도와야 합니다.

장난감으로 놀아주기

7. 책임감과 시간 투자

길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단순히 귀여워서 데려오는 충동적인 결정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고양이는 15년 이상 살 수 있으므로, 장기적인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또한 고양이와 놀아주는 등 시간 투자가 필요합니다.

 

고양이는 평소에 잠자는 시간이 많고 항상 조용하게 잘 지내지만 하루에 한두번은 놀아달라고 앞에와서 야옹거리면서 조르거나 엄청 빠르게 뛰어다니기도 합니다. 이는 고양이가 스스로 자신의 몸 컨디션을 조절하는 본능적인 행동입니다. 그럴때는 뛰지 못하게 하면 안됩니다. 잠깐 뛰다가 마니깐 그냥 냅두셔야 합니다.

 

특히 고양이가 야행성이다 보니 불끄고 자는데 오밤중에 뛰어다니거나 새벽에 뛰어다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집사와 생활 루틴을 함께하게 됩니다. 집사가 자면 고양이도 잡니다.

 

내가 꽃돌이를 처음 데려왔을때, 다리 골절로 인해 꽃돌이는 한달동안 뛰어다니지 못했지만, 나중에 다리가 완쾌된 한달후에는 새벽만 되면 뛰어다녔습니다. 그러다 일주일정도 지나니깐 지금까지 밤이나 새벽에 뛰어다니는 모습을 본적 없습니다. 대신 낮이나 저녁에 놀아달라고 자꾸 옆에와서 깨물며 조릅니다.

놀다 지쳐 쓰러져 주무시는 꽃돌군

8. 사회화 과정

고양이들을 보면서 항상 느끼는거지만, 고양이들도 사람들처럼 성격과 특징이 천차만별입니다. 특히 길고양이가 사회화되는 과정은 고양이마다 성격이 다 달라서 정확한 정답은 없습니다.

 

빨리 적응하는 애들고 있고 늦게 적응하는 애들도 있고 아예 적응을 못하는 길고양이도 봤습니다. 단지 시간이 약이라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합니다.

 

어린 새끼고양이를 데려오면 길고양이라도 사실 큰 문제는 없습니다. 새끼고양이는 경계심이 거의 없고 밥이랑 간식으로 잘 꼬시면 자존감이 그냥 무너지고 금방 적응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어느 정도 머리가 큰 5개월 이상 된 길고양이를 데려왔을 때가 문제입니다.

 

길고양이는 사람과 함께 생활해 본 적 없고 츄르라는 간식이 뭔지도 모르고, 낮선 실내 환경이 처음이라 사회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길고양이는 집고양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하고 천천히 기다려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길고양이를 집에 데려오면, 어디 구석에 숨어 들어가 몇 날 며칠 동안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이건 집고양이도 분양받아 오면 마찬가지입니다.

 

그럴 땐 절대 강제로 끌어내거나 불러서 나오게 하지 마시고, 스스로 나올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기다려야 합니다. 숨어있다가도 밤에 몰래 나와 밥을 먹고 화장실을 본 후 다시 들어가 숨습니다.

 

숨어있던 고양이가 밥먹으러 나왔을 때 다가가면 겁먹고 다 시들어가 안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무조건 기다리셔야 합니다. 고양이가 스스로 나오면 집안을 천천히 탐색하며 돌아다닐것입니다. 그때도 너무 성급히 다가가지 마시고 못 본 척해야 됩니다.

 

고양이가 나와서 돌아다녀도 아무런 위협이 없다는 인식을 줘야합니다. 집사의 작은 손짓과 행동에도 길고양이는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숨을 준비부터 합니다. 고양이가 나와 있을땐 바라보지 마시고 무관심하게 천천히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계속 밥이랑 화장실만 관리 해 주세요.

 

고양이가 실내를 충분히 탐색하고 안심을 느끼면 고양이가 먼저 다가와 "야옹~'거리며 말을 걸어올것입니다. 그러면 고양이가 사회화 적응이 끝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고양이가 먼저 다가와 말을 걸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시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또 집에 낮선 손님이 찾아올 경우 고양이는 경계를 하며 구석으로 재빠르게 숨어서 안나옵니다. 그때는 손님에게도 고양이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게하여 고양이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줘야 합니다.

 

제 경우를 말해 보자면, 전 혼자살고있는 상태에서 길고양이 꽃돌이를 데려왔습니다. 꽃돌이는 지엄마를 그대로 빼닮아 겁이 많고 경계심이 아주 많은 성격입니다.

 

한 달에 두 번정도 근처에 사는 누나와 매형이 찾아오면 구석에 들어가 숨어서 갈때까지 안나옵니다. 그럴때 마다 누나와 매형에게 '꽃돌'이 이름을 다정에게 자주 부르도록 했습니다. 낮선 목소리도 자신을 부른다는걸 인식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렇게 올때마다 이름불러주기를 반복한 4번째 방문했을때 경계를 풀고 나왔습니다. 처음엔 가까이 다가오지 않고 멀리서 집안을 빙빙 돌며 누나와 매형을 탐색했습니다. 누나와 매형이 간식을 주니 처음에는 안오다가 계속 반복하다 보니 지금은 츄르도 발 받아먹고 장난감으로 놀아주면 아주 잘 놉니다.

 

이렇듯 길고양이는 사회화 과정이 필요하고 오랜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합니다. 길고양이를 입양하는 것은 한 생명을 구하는 의미 있는 행동이지만, 그에 따르는 책임도 크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 합니다.

 

길고양이를 데려와 키울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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